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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환상의 사이 - 조예은
limli
2024. 12. 1. 13:13

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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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모두 바다에서 잃은 해령이 '스마일드럭'을 먹고 본 환각이 바닷속이었던 이유는 뭘까? 바다를 사랑한 가족들과 달리 바다를 싫어하던 해령도 사실은 바다를 꿈꿨다는 뜻인지, 아니면 가족들과 자신을 갈라놓은 게 바다라고 생각해서 자신도 가족과 함께 있고 싶다는 바람일지 사실 잘 모르겠다. 어쨌든 해령은 마지막 남은 가족인 언니까지 잃은 시점에서 삶의 의지를 잃은 듯 보였다. 사이를 만나기 전까진.
수족관 속 사이와 그 안의 물고기, 산호초들이 다 가짜임을 알았을 때 그 허탈함은... 아마 스마일드럭을 먹지 않았어도 해령이 자살을 선택하기 충분한 허탈함이 아니었을까? 약의 효과와는 무관하게 그 허탈함 속에서 실존하는 사이(인주)를 만난 건 해령에겐 정말 다행인일이다. 이제 약 같은 거 먹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