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책] 저주 토끼 - 정보라

limli 2024. 11. 17. 01:41

 


24/11/15
완독
 
괴담 단편집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괴담보다는... 약간 기분 나쁘고 찜찜하고.. 표제작이자 첫 수록작인 저주 토끼는 딱 내가 기대했던 괴담 그 자체였는데, 이후에 이어진 이야기들은 무서운 괴담보단 끔찍한 사회고발극 같았고 읽는 내내 괴로웠음.
 
10가지의 수록작 중 기억에 남는 몇 편의 후기
 
- 머리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정체 모를 무언가가 결국 나를 해하고 내 자리를 뺏는다는 이야기는 많다. 발톱 먹은 쥐라던가... 뭐. 근데 그 존재가 내 배설물을 양분으로 변기에서 나타난다? 생리적으로 너무 역겨워서 괴로웠음.
 
- 몸하다(월경)
생리가 끝나지 않아서 피임약을 먹었더니 피임약 남용으로 임신? 그 와중에 아빠가 될 사람을 빨리 구하라고 윽박지르는 의사... 마지막까지 애 아빠를 못 구했다고 죄책감에 시달렸더니 태어난 건 거대한 생리 굴(...) 와..... 역겨워.

주인공에게 모성을 강요하는 의사도, 동의 없이 신문에 개인정보 뿌린 가족도, 핏줄을 잇겠다며 자기 첩이 되라던 재벌노인도, 자기 애라고 협박하며 돈 뜯으러 온 새끼도... 너무 역겹고 더러웠음.
 
- 덫
왜.... 진짜 왜... 이야기 속 딸이 진짜 너무 불쌍하지 않나. 태어나자마자 이유도 모른 채 쌍둥이 오빠에게 피 빨리고, 자기 구해주러 온 엄마는 눈앞에서 죽고 평생 피 빨던 오빠새끼한테 성폭행당해서 임신함
근데 그거 때문 애비가 강제로 수술시켜서 배를 째고 자궁은 뜯긴 채 죽음... 그렇게 죽었는데 귀신이 되어서 찾는 건 또 애기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끔찍했음.

읽는 내내 제법 괴로웠는데
사실 읽으면서 찜찜하고 괴로운 마음이 드는 게
이 이야기들을 잘 읽었다는 증거? 같기도 하고..🫠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방금 떠나온 세계 - 김초엽  (0) 2024.11.19
[책]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0) 2024.11.18
[책] 어떤 물질의 사랑 - 천선란  (0) 2024.11.16
[책] 라스트 젤리 샷 - 청예  (0) 2024.11.15
[책] 이끼숲 - 천선란  (0)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