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18~19
완독
이병헌 감독(극한직업, 스물 등)의 코미디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종일, 정석, 순경 세 친구가 납치된 종일의 여자친구 다정을 구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긴데 우다탕탕 세 친구의 코미디 활극처럼 보이지만 그 밑에는 음주운전과 부동산 전세사기 등 현실에 실존하는 문제들을 다뤄서 무게감을 준다.
문체가 쉽고 가벼워서 후루룩 읽었다.
이 밑으로는 불호 후기
이 책에서 유일하게 불편했던 부분은 주인공의 여친인 '다정' 캐릭터였음. 남자가 꿈꾸는 성녀 같은 캐릭터랄까...
가족과 교류가 없이 홀로 살고 능력 있는 중견기업 정직원, 본인 업무도 완벽히 하지만 배달일 하는 남자 친구를 위해 저녁밥상을 꼬박꼬박 차려놓고 자정까지 그를 기다려서 함께 밥 먹고 그저 산책! 남자 친구가 함께 해주는 산책 따위에 행복해할 줄 아는 소박함. 김밥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자 친구와 그의 친구, 직장동료를 위해 김밥, 샌드위치를 싸서 내조ㅋ하는 헌신적인 여자
직업과 가정형편에 자격지심이 있는 남자 친구에게 단 한 번도 모진 말을 하지 않고, 무려 청약도 알아서 척척 당첨되어 집까지 마련하여 프러포즈하는... 진짜 그냥 남자에게 헌신하는 캐릭터라서 정말... 거북했다.
그러니까... 납치를 당해도 구조받을 수 있는 여성의 자격은 무결하고 순수하고 헌신적이며 다정ㅋ해야 한다는 작가의 기준? 이 보이는 느낌이랄까.. 책 읽는 내내 개념녀라이팅 당하는 느낌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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