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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진화 신화 - 김보영

limli 2025. 10. 11. 18:52

 


25/09/16
완독

 

고전설화 한 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폭정과 가뭄으로 곤궁해진 백성들과 왕위를 찬탈당한 왕자. 그리고 생애를 살아가며 진화(진화보다는 변신에 가까운)하며 종이 바뀌는 세계관 자체가 진짜 말 그대로 신화 속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

 

삼국사기 속 이야기 한 꼭지에서 시작된 이야기라 그런지 좀 더 설화를 읽는 느낌이었음. 핍박받아 쫒겨난 주인공이 신격으로 변하는 스토리조차 영웅설화나 특정 동물의 탄생설화 같았음.

 

숙부에게 자리를 뺏기고 궁에 몰래 숨어 살던 주인공은 항상 숨어서 어둠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검푸른 피부와 노란 눈을 가지게 되었다. 궁을 떠나 세상과 등진채 인간의 형상을 유지하고 살고 싶어 하지만 주인공 또한 계속해서 모습이 바뀌며 종래에는 신수와 가까운 모습으로 흉측하게 변한 폭군인 숙부를 벌하고 하늘로 올라가 가뭄을 끝내는 비를 내린다.

 

주인공이 궁을 떠난 직후 만나는 범과 나눈 대화가 인상 깊었다.

"본연의 모습이란 것이 무엇이냐."
"태어난 모습으로 죽는 것이 무슨 가치 있는 일이냐."

- 본문 발췌